듬성듬성 비가 내리던 주말. 무작정 무의도로 떠났다. 그리고 멈추지 않는 비에 을지문덕스러운 기분을 느끼며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는 비가 멈춰있었고 잘 하면 햇빛도 등장하여주실 것 같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룰루랄라거리며 라면을 후르르륵 끓여먹고 배에서 먹을 꽝꽝 얼린 물 큰 거 한 병과 상추, 깻잎, 바나나, 파인애플, 맥주까지 아이스박스에 꾹꾹 눌러 담고 배에 올랐다.
초등학생 저학년쯤 되보이는 남자아이와 이제 겨우 초등학교를 갔을까말까하는 여자아이가 있는 4인 가족과 함께 배를 나눠타게되었다.
배 테두리에 각자 자리를 잡고 낚시대를 내렸다. 낚시 바늘 옆에는 추가 달려있었는데 그 추가 바다의 바닥에 닿을 때까지 줄을 풀어준다. 바닥에 닿으면 줄이 더 이상 풀리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줄을 들어다놨다를 반복하면 잡고 있는 낚시줄로 미묘한 진동이 느껴진다. 이 때 끌어올리면 물고기가 딸려 나온다.
깊은 저 바다 속을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의 움직임이 얇은 낚시줄을 통하여 내 손의 감촉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고 어렸을 때 한번 쯤은 실험해봤을 '종이컵 전화'가 떠올랐다. 그 왜 종이컵을 실로 연결하여 쩌~쪽에서 종이컵에 대고 말을 하면 이 쪽의 종이컵에서 들리는 거 말이다.
바다낚시는 처음이고 낚시 역시 제대로 해보는 게 처음인지라... (사실 예전에 망둥이 낚시를 간 적이 있었는데 낚시대 던지기를 잘 못해 한마리도 못 낚았었다. 기껏 잡은 게 정박해 있던 배... -.-;;) 손의 감촉이 뭔지 잘 느낄 수가 없었다.
만화 <식객> 어느 편에 보면 감각을 잃어버린 피아니스트가 견지낚시를 통해 감각을 되찾는다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내가 한 낚시도 견지낚시의 일종이 아닌가싶다. 계곡이냐 바다냐만 다르지.
어쨌든, 뭔가 감촉이 있어 끌어올렸더니 긴 아나고가 딸려나왔다. 사실 다리 없는 생물을 무척 무서워하기 때문에 그냥 물고기도 아니고 긴 것이 딸려나와 무진장 놀랐다.
그렇게 해서 완전 초짜인 나에게 아침부터 잡힌 아나고 한 마리. 이 녀석. 정말 재수 없는 날이구나. 하지만 나는 첫빵이라 무지하게 좋았다.
곧 이어 눈 먼 물고기가 또 나에게 잡혔으니. 내리 2마리를 실헌 놈들로 잡아낼 수 있었다. 광어였는데 2kg은 족히 되보였다. 딸려 나오며 물살을 가르는 것을 본 선장님께서는 냅따 달려오셨고 나보고 뜰채를 가져오라하셨다. 뭔가 놓치면 굉장히 아까울 것 같은 마음에 동동거리며 가져다드리니 능숙하게 바다에서 광어를 건져올리셨다.
그렇게 해서 잡은 광어. 무하하하하핫! 얼떨결에 잡았지만 어쨌든 내가 저것들을 낚아 올리다닛!
TV프로그램 <1박 2일>에서 윤동주시인의 생가에서 이승기와 한 손과 한 발로 강호동이 씨름을 했을 때 이승기가 멋지게 강호동을 쓰러뜨렸었다. 그러면서 이랬지. "씨름도 굉장히 재미있는 스포츠네요!". 그러자 강호동이 그랬지. "이기면 뭐든 재미있는거야."
그랬다. 잡히니 무지 즐거웠다. 예전 망둥이 낚시 때는 하나도 재미없더니 이번엔 무지 재미있었다. 뿌듯했다. "내가 잡았소~"하면서 "심봤다!!" 소리 이상으로 소리 지르고 싶었다. 캬하하하~
그 외 잔챙이들도 여럿 잡았는데 사진에서 보다시피 낚시 바늘이 좀 크다보니 잔챙이들은 잡히자마자 허연 배를 내밀고 밥숟가락 놓고 지구를 떠나셨다.
이 날은 계속해서 비가 많이 오고 난 후라서 그런지 입질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날은 저 수조가 빽빽히 찰 때까지 잡힌다고 한다. 서로 이야기할 틈도 없이 낚시대를 넣으면 바로 물리고, 넣으면 물리고 했단다.
바나나 한 마리(?)도 잡아올렸다. 팔딱팔딱 뛰는 놈을 냅따!!! ㅎㅎㅎ
사실 낚시갈 때도 바나나가 제법 도움이 되었다. 특히 아이스박스에 함께 넣어가서 시원했는데 시원해진 바나나도 맛있었다. 낚시하면서 출출해질 때 먹기도 편한 바나나 하나 쓱 껍질 벗겨서 먹으면 든든해지더라.
그래도 내가 잡아올린 광어와 아나고 덕분에 회는 넉넉히 먹을 수 있었다. 선장님께서 회를 직접 떠주시는데 이노무 갈매기들이 어찌 알고 스물스물 몰려드는지... 갈매기가 생각보다 커서 무서웠다. 새라는 동물도 상당히 위협적인 것 같다. 단단한 부리,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나는 능력. 그리고 날카로운 발톱 등등. 공중에서 공격하면 어쩌겠는가.
아침에 잡아올린 아나고가 회로 변신하사, 우리의 주린 배를 채워주시고 장렬하게 지구를 떠나셨다. 저건 물기를 쫙 빼줘야 꼬들꼬들하고 더 맛있다는데...
탕수육 접시에 회로만 가득 찼다. 밑에 보이는 꼬리는 잡은 사람이 먹어야한다며 저렇게 남겨주셨다. 또 한번 뿌듯해지는 순간... ^^ 갓 잡은 생선으로 뜬 회라 그런지 무지하게 맛있었다. TV에서만 보다 직접 먹으니 소원 중의 하나를 푸는 순간이었다.
웬지 달콤새콤한 파인애플과 잘 어울릴 것 같아 내놨다. 회만 먹으면 약간 느끼한 면도 있는데 파인애플이랑 먹으니 느끼한 걸 많이 못 느끼겠더라. 회 뜨고 남은 것들로 선장님께서 라면사리 왕창 넣어 매운탕을 내오셨는데(매운탕 라면이라고 해도 될 듯) 그거 먹고 후식으로도 굉장히 좋았다.
진한 국물의 매운탕 라면. 이 세상 어떤 라면도 이보다 맛난 라면은 없을 것이다. 갓 잡은 생선의 뼈들로 국물을 우려내어 끓여낸 라면!!! 이름하여 "그대가 바다라면".
아침 8시부터 시작하여 오후 1시쯤 마무리를 지었다. 맑아진 하늘 아래 정말 재미난 경험이었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해보고 싶다. 다음엔 낚시대를 넣기만하면 쭉쭉 건져내는 환상의 선상 낚시를 꿈꾸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바나나양 사진을 찍다. 니들 바나나로서 바다 위에서 살 태워본 적 있어? 난 해봐쓰! 얼마나 쫄깃한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 룰루랄라거리며 라면을 후르르륵 끓여먹고 배에서 먹을 꽝꽝 얼린 물 큰 거 한 병과 상추, 깻잎, 바나나, 파인애플, 맥주까지 아이스박스에 꾹꾹 눌러 담고 배에 올랐다.
초등학생 저학년쯤 되보이는 남자아이와 이제 겨우 초등학교를 갔을까말까하는 여자아이가 있는 4인 가족과 함께 배를 나눠타게되었다.
배 테두리에 각자 자리를 잡고 낚시대를 내렸다. 낚시 바늘 옆에는 추가 달려있었는데 그 추가 바다의 바닥에 닿을 때까지 줄을 풀어준다. 바닥에 닿으면 줄이 더 이상 풀리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줄을 들어다놨다를 반복하면 잡고 있는 낚시줄로 미묘한 진동이 느껴진다. 이 때 끌어올리면 물고기가 딸려 나온다.
깊은 저 바다 속을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의 움직임이 얇은 낚시줄을 통하여 내 손의 감촉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고 어렸을 때 한번 쯤은 실험해봤을 '종이컵 전화'가 떠올랐다. 그 왜 종이컵을 실로 연결하여 쩌~쪽에서 종이컵에 대고 말을 하면 이 쪽의 종이컵에서 들리는 거 말이다.
바다낚시는 처음이고 낚시 역시 제대로 해보는 게 처음인지라... (사실 예전에 망둥이 낚시를 간 적이 있었는데 낚시대 던지기를 잘 못해 한마리도 못 낚았었다. 기껏 잡은 게 정박해 있던 배... -.-;;) 손의 감촉이 뭔지 잘 느낄 수가 없었다.
만화 <식객> 어느 편에 보면 감각을 잃어버린 피아니스트가 견지낚시를 통해 감각을 되찾는다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내가 한 낚시도 견지낚시의 일종이 아닌가싶다. 계곡이냐 바다냐만 다르지.
어쨌든, 뭔가 감촉이 있어 끌어올렸더니 긴 아나고가 딸려나왔다. 사실 다리 없는 생물을 무척 무서워하기 때문에 그냥 물고기도 아니고 긴 것이 딸려나와 무진장 놀랐다.
그렇게 해서 완전 초짜인 나에게 아침부터 잡힌 아나고 한 마리. 이 녀석. 정말 재수 없는 날이구나. 하지만 나는 첫빵이라 무지하게 좋았다.
곧 이어 눈 먼 물고기가 또 나에게 잡혔으니. 내리 2마리를 실헌 놈들로 잡아낼 수 있었다. 광어였는데 2kg은 족히 되보였다. 딸려 나오며 물살을 가르는 것을 본 선장님께서는 냅따 달려오셨고 나보고 뜰채를 가져오라하셨다. 뭔가 놓치면 굉장히 아까울 것 같은 마음에 동동거리며 가져다드리니 능숙하게 바다에서 광어를 건져올리셨다.
그렇게 해서 잡은 광어. 무하하하하핫! 얼떨결에 잡았지만 어쨌든 내가 저것들을 낚아 올리다닛!
TV프로그램 <1박 2일>에서 윤동주시인의 생가에서 이승기와 한 손과 한 발로 강호동이 씨름을 했을 때 이승기가 멋지게 강호동을 쓰러뜨렸었다. 그러면서 이랬지. "씨름도 굉장히 재미있는 스포츠네요!". 그러자 강호동이 그랬지. "이기면 뭐든 재미있는거야."
그랬다. 잡히니 무지 즐거웠다. 예전 망둥이 낚시 때는 하나도 재미없더니 이번엔 무지 재미있었다. 뿌듯했다. "내가 잡았소~"하면서 "심봤다!!" 소리 이상으로 소리 지르고 싶었다. 캬하하하~
그 외 잔챙이들도 여럿 잡았는데 사진에서 보다시피 낚시 바늘이 좀 크다보니 잔챙이들은 잡히자마자 허연 배를 내밀고 밥숟가락 놓고 지구를 떠나셨다.
이 날은 계속해서 비가 많이 오고 난 후라서 그런지 입질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날은 저 수조가 빽빽히 찰 때까지 잡힌다고 한다. 서로 이야기할 틈도 없이 낚시대를 넣으면 바로 물리고, 넣으면 물리고 했단다.
바나나 한 마리(?)도 잡아올렸다. 팔딱팔딱 뛰는 놈을 냅따!!! ㅎㅎㅎ
사실 낚시갈 때도 바나나가 제법 도움이 되었다. 특히 아이스박스에 함께 넣어가서 시원했는데 시원해진 바나나도 맛있었다. 낚시하면서 출출해질 때 먹기도 편한 바나나 하나 쓱 껍질 벗겨서 먹으면 든든해지더라.
그래도 내가 잡아올린 광어와 아나고 덕분에 회는 넉넉히 먹을 수 있었다. 선장님께서 회를 직접 떠주시는데 이노무 갈매기들이 어찌 알고 스물스물 몰려드는지... 갈매기가 생각보다 커서 무서웠다. 새라는 동물도 상당히 위협적인 것 같다. 단단한 부리,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나는 능력. 그리고 날카로운 발톱 등등. 공중에서 공격하면 어쩌겠는가.
아침에 잡아올린 아나고가 회로 변신하사, 우리의 주린 배를 채워주시고 장렬하게 지구를 떠나셨다. 저건 물기를 쫙 빼줘야 꼬들꼬들하고 더 맛있다는데...
탕수육 접시에 회로만 가득 찼다. 밑에 보이는 꼬리는 잡은 사람이 먹어야한다며 저렇게 남겨주셨다. 또 한번 뿌듯해지는 순간... ^^ 갓 잡은 생선으로 뜬 회라 그런지 무지하게 맛있었다. TV에서만 보다 직접 먹으니 소원 중의 하나를 푸는 순간이었다.
웬지 달콤새콤한 파인애플과 잘 어울릴 것 같아 내놨다. 회만 먹으면 약간 느끼한 면도 있는데 파인애플이랑 먹으니 느끼한 걸 많이 못 느끼겠더라. 회 뜨고 남은 것들로 선장님께서 라면사리 왕창 넣어 매운탕을 내오셨는데(매운탕 라면이라고 해도 될 듯) 그거 먹고 후식으로도 굉장히 좋았다.
진한 국물의 매운탕 라면. 이 세상 어떤 라면도 이보다 맛난 라면은 없을 것이다. 갓 잡은 생선의 뼈들로 국물을 우려내어 끓여낸 라면!!! 이름하여 "그대가 바다라면".
아침 8시부터 시작하여 오후 1시쯤 마무리를 지었다. 맑아진 하늘 아래 정말 재미난 경험이었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해보고 싶다. 다음엔 낚시대를 넣기만하면 쭉쭉 건져내는 환상의 선상 낚시를 꿈꾸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바나나양 사진을 찍다. 니들 바나나로서 바다 위에서 살 태워본 적 있어? 난 해봐쓰! 얼마나 쫄깃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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